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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양은 칼럼] 박근혜 정부의 통치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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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앞장서 국정을 끌고 가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뒤에서 미는 내각과 비서진이 무능해 대통령을 피곤하게 한다. 이도 대통령 자신의 책임이지만, 문제는 국민이 피로감을 갖는 데 있다.

나라를 이끄는 최고 지도자의 통치유형은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여기서는 통치자가 앞서느냐 뒷서느냐에 따라 국정을 끌고가는 통치 스타일과 국정을 밀고가는 통치 스타일로 나누어 본다. 전제되는 것은 끌고가는 스타일과 밀고가는 스타일 두 가지 중 어느 것이 효과적이다 하는 우열의 차이는 없다는 점이다. 다만 통치자의 개성과 시대 상황에 따라 선택된다고 보는 것이다.

두 가지 유형을 확실히 하기 위해 두 임금을 예로 든다. 세종대왕은 조선 전기의 성군이며 정조대왕은 조선 후기의 성군이다. 세종 임금은 밀고가는 통치 스타일인 데 반해 정조 임금은 끌고가는 통치 스타일이었다.

세종은 선왕인 태종이 아드님 세대의 걸림돌이 되는 구 신하들을 없애면서 국구까지 제거할 정도로 주변을 정비해 길을 터 주었다. 세종 임금이 집현전 학사들을 앞세워 국정을 안정되게 다스릴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당파싸움으로 아버지를 잃고 자신마저 폐세손의 위험속에서 즉위한 정조 임금은 만기를 친람해야만 하는 끌고가는 통치 스타일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국정을 끌고가는 통치 스타일

현대사의 사례를 들면 박정희 대통령은 끌고가는 통치 스타일인 데 비해 전두환 대통령은 밀고가는 유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조국 근대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박정희 대통령은 다른 사람은 안심치 못해 맡기지 못하고 장기집권을 했다가 변을 당했다. 이와 반대로 신군부의 득세로 기반을 다졌다고 생각한 전두환 대통령은 각료들에게도 ‘내가 뭘 아느냐, 밀어줄테니 잘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일을 맡겼다. 김영삼 대통령은 역시 밀고가는 유형인 데 비해 김대중 대통령은 끌고가는 유형에 속한다.

그런데 끌든 밀든 중요한 건 일행과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통치자와 동행하는 사람들이 무능하거나 제 각각이면 배가 산으로 가기마련이다. 세종대왕은 황희, 정인지, 신숙주 등을 앞세워 밀고가는 국정을 폈고 정조대왕은 정약용을 비롯한 실학파 등이 뒤를 받들어 국정을 끌고갈 수 있었던 것이다. 현대사에사도 박정희 대통령이나 전두환 대통령은 군출신의 부담감에도 실로 수 많은 인재들의 보필을 받았다. 리드십이 있었던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은 선친의 유형과 같지만 불행이도 인재빈곤을 겪고 있는 점이 다르다. 여섯명의 인사낙마를 비롯해서 정부조직법 파란, 주변의 부조화 등 인재빈곤의 흔적이 역연하다. 그런 가운데도 다행히 안보에 신뢰가 가는 것 외에는 내정 추진에 이렇다 할 컬러가 없다.

매사가 처져 보기에 답답하다. 프로다운 세련미가 없다. 하지만 주변에 인재가 없는 것은 그런 사람만 쓴 대통령 자신의 책임으로 두 가지 흠결이 발견된다. 대체로 보아 인사풀이 좁다. 좀 더 시야를 넓히기 위해 소통의 문을 열 필요가 있다. 또 하나는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는 사람이 주변에 없는 것은 싫은 소리엔 국정철학을 공유하지 않는 것으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자리에 연연해 쫓겨나지 않으려고 침묵하는 것이다.

주변에 인재가 보이지 않아

아집과 신념은 다르다. 신념은 객관적 조건에 의해 여과된 주관적 판단이다. 이에 비해 아집은 순전히 주관적 조건에 의한 주관적 판단이다. 전자는 여러 말을 종합해서 내는 결론이고 후자는 말의 종합을 거부한 결론이다. 상대에게 신념이 강하면 품격을 높여 주지만 아집이 강하면 품격을 떨어뜨린다. 물론 사람을 자주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실패한 인사인 줄 알면서도 체면치레로 일관하는 것은 더욱 우매하다. 대통령을 제대로 뒷받침하는 주변 인물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를 돌아봐야 한다. 대통령의 통치에 연습은 있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누구보다 잘해주기를 열망한다. 심기일전하여 국민에게 공감을 주는 역동적인 정부가 돼야 하는 것이다.

임양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