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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호 칼럼] ‘국립고구려박물관’, 구리시가 최적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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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 지역은 ‘고구려 유적의 보고’다. 고구려는 일찌기 강력한 군사력으로 넓은 영토를 확보했다. 건국 초기부터 줄기차게 발전을 거듭하여 동쪽으로는 동해, 서쪽으론 요동지방, 남쪽으로는 한강유역, 북쪽으론 지린성(吉林省) 의 송화강 유역까지 확장했다.

남쪽으로 한강유역을 확보한 고구려는 한강유역에 군사적 거점을 마련하고 남진을 계속, 소백산맥 너머까지 영향력을 뻗쳤다. 충주의 중원고구려비나 청원의 남성골산성 등 고구려의 것으로 알려진 유적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고구려 유적은 한강 이북지역에 밀집돼 있다.

경기지역의 고구려 유적은 임진강ㆍ한탄강 유역과 천보산ㆍ불곡산을 중심으로 한 양주 일원, 그리고 한강유역 아차산 일대 등 크게 3개 유적군으로 대부분 성곽이다. 이 중 한강유역의 고구려 성곽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하며 시작되는 곡류부가 끝나는 지점에 해당되는 아차산 일원에 입지한다. 보루군은 아차산과 용마산, 홍련봉, 시루봉, 봉하산 등에 분포돼 있다. 전체적으로 한강유역의 성곽은 아차산을 중심으로 서쪽 중랑천과 동쪽 왕숙천을 넘지 않는다.

1990년대 들어 각 시ㆍ군의 광역지표조사가 실시돼 많은 수의 고구려 유적이 조사됐다. 1994년 구리문화원이 아차산 일대에 대한 지표조사를 실시, 20여개의 고구려유적을 확인했다. 1995년 육군박물관의 군사보호구역인 임진강 일대에 대한 지표조사 결과에서도 고구려 유적이 무더기로 나타났다.

파주ㆍ연천의 접경지대에서 당포성과 호로고루성ㆍ은대리성 등 고구려의 남방거점으로 활용된 중요 성곽들이 발견된 데 이어 1998년 양주시 광역지표조사에서도 천보산맥과 불곡산ㆍ도라산 일대 고구려 보루들이 집중 분포돼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한강 북안의 아차산 일대는 고구려의 군사적 요충지로 고구려 군사들이 주둔하던 요새인 보루(堡壘)가 잘 남아 있다. 고구려는 475년 백제의 한성(漢城)을 함락한 후 80여년 간 이 지역을 경영했다. 아차산(峨嵯山ㆍ285.5m)은 구리시 아천동과 서울시 광진구 중곡동의 경계에 위치한다.

인근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여서 남쪽으로는 한강 이남 지역이 한눈에 조망되고, 북쪽으로는 멀리 의정부에 이르는 길목까지 조망할 수 있다. 고구려 온달 장군이 신라군과 격전을 벌인 아차산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한 역사가 있어 산 입구에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동상도 세워 놓았다. 특히 구리시가 고구려역사공원 조성과 유적발굴 등 고구려 관련사업 추진에 전력을 쏟아 주목을 받는다.

구리시는 시비 50억원을 들여 아차산 일대 45만㎡에 고구려역사공원을 2015년까지 조성하기로 했다. 최근 고구려역사공원 조성사업 관리계획 승인 및 그린벨트 해제 신청서를 국토해양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제출했다. 고구려역사공원에는 시루봉과 홍련봉 보루에서 출토된 철기류와 토기류 등 1천500여 점의 유물을 전시하는 전시관을 비롯, 고구려병영체험장, 고구려고분벽화와 장수왕릉을 재현한 시설, 고구려활터, 숙박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단법인 고구려역사보전회가 2007년부터 고구려역사박물관 건립을 위한 범국민성금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고, 구리시는 30억원을 들여 아차산 입구에 고구려 대장간마을을 조성했다. 이어 교문동에 광개토태왕비 복제비와 동상을 건립하는 등 고구려유적지 사업을 줄기차게 추진해 왔다. 올 3월부터는 대장간마을 ~ 시루봉ㆍ홍련봉 보루 ~ 서울 광진구 자양ㆍ구의동 보루 ~ 망우산 한용운묘역을 연결하는 역사 탐방(투어)도 실시할 계획이다.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에 대응하고 남북한 통일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2020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중인 국립고구려박물관을 구리시에 건립해야 하는 당위성이다. 고구려역사공원 인근에 국립고구려박물관이 들어설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협력해 만든 최초의 고구려 역사 유적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일보도 그동안 ‘고구려의 재발견’, ‘깨어나라 大고구려여!’ 등 특집 기획 보도를 통해 ‘고구려역사박물관’과 ‘국립고구려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창해 왔다.

고구려 역사공원과 국립고구려박물관이 아차산에 건립되면 고구려 왕릉ㆍ고분벽화ㆍ광개토태왕비 등을 보러 평양이나 중국 지안(集安)에 가지 않아도 된다. 경기도에 또 하나의 명소를 만드는 일이다. 구리시와 경기도는 물론 정치인들도 국립고구려박물관 유치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야 한다.

임병호 논설위원 社史편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