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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양은칼럼] ‘성검사’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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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은 ‘성검사’ 사시는 ‘돈검사’라고 한다. 자조적 우스갯 소리다. 그렇지만 로스쿨 출신들은 좀 억울할 것 같다. 올해 로스쿨에서 첫 배출해서 검사 임관을 받은 전모의 직무관련 섹스 스캔들로 그런 말을 도매금으로 듣기 때문이다. ‘돈검사’란 물론 재벌로부터 9억원을 받은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부장검사급)를 빗댄 말이다.

대검은 ‘성검사’ 사건을 계기로 로스쿨 출신에 대해 강좌 등 인성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잘하는 일이다. 법률취급, 즉 재판은 인성의 영향이 크게 미친다. 인성은 사람다운 품성이다. 인성 함양은 로스쿨 출신만이 아니고 모든 법조인이 귀담아 들어둘 말이다. 사람의 품성 형성은 대체로 보아 3기로 나뉜다.

1기는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타고나는 품성을 들 수 있겠다. 2기는 성장기에 형성되는 품성이다. 3기는 사회에서 영향받는 품성을 말한다. 로스쿨 출신의 교양강좌는 이에 해당된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영유아부터 청년기까지의 성장기에 형성되는 품성이다.

나 밖에 뭘 모른 이기심, 겁도 없어

문제의 전모 검사는 올해 겨우 서른살로 머리는 꽤나 좋은 것 같다. 원래 전자공학을 전공한 것으로 안다. 일찍이 변리사 시험에도 합격했다. 변호사 시험에도 합격, 검사로 발탁된 것을 보면 성적이 우수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실력면에서는 두려움이 없는 유형의 그런 젊은이다. 이 사람을 보면 성장기의 시대차가 생각 난다.

농경사회 시절의 한 사례를 든다. 지금은 흔한 달걀이 왜 그리 귀했던지 아버지 밥상에만 올랐다. 날달걀을 탁 깨어 참기름에 비벼 잡수는 것이 부러웠으나 당연한 걸로 여겼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산업사회 들어 부모가 되어서는 자식밖에 몰랐다.

어느 어머니가 자신은 썩은 과일만 추려서 먹고, 아들에겐 성한 것만 깎아주곤 했더니 아들이 외할머니한테 하는 말이 “엄마는 썩은 과일을 더 좋아해요”하더라는 것이다. 이만이 아니다. 무슨 일이든 다 들어주고, 무슨 일이든 하자는대로 했다.

이렇게 자란 아이가 오늘날 정보화산업 시대의 어른이 되어선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이 많다. 여기에 본인의 실력에 자신감을 가지면 세상에 무서울 게 없다. 겁없는 사람이 된다. 물론 전모 검사의 성장 내용도 모르고, 개인차도 있겠지만 보편적 경향이 이러하다. 감히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 그것도 검사실서 가진 것은 겁이 없기 때문이며 인성 결핍에 기인한다.

머리만 좋은 기계, 인성도야 절실

언론고시로 불리우는 전국지 신문사 견습기자 시험에 세 군데나 그도 모두 수석 합격한 재원이 있었다. 이 여성은 시험이라면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참을성이 없어 전전한 것이다. 가는 곳마다 재능을 아낀 간부들이 각별히 관리했으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들리는 뒷소식으로는 직장도 결혼도 성공하지 못했다. 삼성그룹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은 신입사원 시험에서 1등은 뽑지 않았다고 한다. 또 면접에선 관상을 중시했다고 한다. 이 미확인 전문이 사실 같으면 사람 됨됨이를 중요시 했다는 얘기가 된다.

전모 검사가 성관계를 가진 여성 피의자는 42세로 무려 12세 연상이다. 중년 여성이다. 젊은 남자가 어째서 그런 마음을 품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종의 감모증 현상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어렸을 때 어머니의 과보호를 받았거나, 가정 형편상 어머니의 정을 모르고 성장한 남성이 연상녀에게 갖는 귀의심리라고 한다. 즉 모정같은 보호를 받고싶어 하는 잠재심리라는 것이다. 연상녀와 연하남의 결혼이 보편화 돼간다. 그러나 건강치 못한 내연의 관계는, 그런 사람이 그러겠지만 종종 사고로 이어진다. 치정사건으로 사회면을 장식하는 주인공엔 연하남인 경우가 많다. 왜곡된 색정에 갇혀 물 불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전모 검사가 연상녀 피의자를 좋아한 심리작용도 감모증 현상으로 해석된다. 일과성이 아니었던 게 이를 짐작케 한다. 잘 나가던 촉망받는 젊은이가 장래를 망친 것은 머리만 좋았던 기계일 뿐, 인성 소양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요컨대 타고난 1기의 천성이 좋으면 2기의 성장기에 흠이 좀 있어도 잘 넘길 수 있으나, 천성이 좋지 않은데다 성장기에 인성을 배양치 못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문제아인 것이다.

전대미문의 ‘성검사’는 ‘돈검사’ 사건과 더불어 검찰에 치명타가 됐다. 특히 젊은 검사들에게 당부한다. 품성 도야는 자신의 인격으로 농축된다.

임양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