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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양은 칼럼] 부모와 겹치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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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미루는 젊은이들이 적잖다. 심지어는 결혼을 아예 않기도 한다. 또 결혼을 해도 자녀를 늦게 가지려고 한다. 아이를 안 가지려고 하는 부부는 없지만 서둘지 않는 것이다.

이 바람에 골탕 먹는 게 그런 젊은이들의 부모다. 부모가 아들이나 딸의 결혼을 걱정하면 으례 하는 소리가 ‘내 인생,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말라’는 것이다. 결혼한 아들이나 딸에게 아이가 없는 것을 걱정해도 이 역시 같은 소릴 한다.

자기 인생인 것은 맞다. 그러나 부모의 인생이기도 하다. 즉 부모가 아들 딸을 다 키웠으면 의당 며느리 사위를 보는 것처럼, 아들 딸이 결혼을 했으면 손주를 기다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인생의 수순이다.

그런데 며느리나 사위를 보는 인생, 손주를 기다리는 부모의 권리는 외면하며 자기네 인생이라고만 우긴다.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 것은 젊은 부부 당자만이 아닌 당자 부모의 권리이기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장성한 아들 딸과 부모가 갖는 공통권리는 겹치는 인생이라 하겠다.

내 알아서 한다는 나의 인생

겹치는 인생을 간과한 “내 인생···”이란, 뭘 모르는 말이며 ‘내가 알아서 한다’는 소린 부모 인생을 제 멋대로 재단하는 불효인 것이다.

그러나 부모 되는 이는 그런 티를 내지 못한다. ‘내 인생’을 말하는 젊은일수록 혼기가 닥쳤거나 지난 아들 딸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언제 결혼 할 것이냐?”란 것을 잘 알기 때문인 것이다. 결혼한 아들이나 딸에게 언제쯤 손줄 볼 것인가를 묻는 것 역시 듣기 싫어 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이런 듣기 싫어하는 말을 자주하면 아들이나 딸이 만나는 것을 꺼려 결국 부모자식 간이 멀어지기만 한다.

이래서 부모가 참아가며 눈치만 살피고 있노라면 젊은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내 인생론’에 묵시적 동의를 한 것으로 착각들을 한다. 결혼을 늑장 부리거나 결혼을 해도 아이 갖는 것에 태무심하는 젊은이들은 말 못하는 부모의 고충을 알아야 한다. 사람이 나이가 든 노후엔 학교 동창이니 옛 친구를 만나면 서로 아들 딸이며 손주 등 얘기로 덕담을 나누는 것이 자연스런 인사법이다. ‘겹치는 인생’이기 때문이다.

이런데 아들 딸을 결혼 못시켰거나 시켰어도 아일 가졌어야 할 시기에 손줄 못 봤으면 할 말을 잃는다. 할 말이 없는 것도 한 두번이지 나중엔 창피한 생각이 들어 친지를 피하는 지경이 된다.

이렇다 하여 결혼을 절대로 해야만 하고 꼭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보편적 가치를 말하는 것이다. 결혼 안하거나 아일 갖지 않아도 개인적으로 훌륭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예는 많다.

요컨대 내 인생만을 우기는 젊은이들은 부모도 권리를 공유하는 겹친 인생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다른 이유가 있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연유를 알아듣게 말해줘야지, 덮어놓고 ‘내 인생 내가 알아서 한다’고 하여 부모를 서운하게 해서는 안된다.

부모의 인생인 대목이 있다

문명의 발달은 세태 변화를 수반한다. 세상이 무섭게 달라져 간다. 하지만 세상살이가 아무리 변해도 사람살이의 기본이 달라질 수는 없다. 그리고 부모자식 간에 인생이 겹치는 부분은 불가결한 인류 전래의 인간 관계인 것이다.

나의 인생을 존중 받을려면 남의 인생 또한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하물며 본인과 오버랩 되는 부모의 겹친 인생을 존중 할 줄 몰라서야 말이 되겠는가.

임양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