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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선의 세계문화기행] 찬란했던 페르시아제국의 심장 ‘페르세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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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말 이란을 방문해 진기한 경험을 했다. ‘차도르를 입은 여성을 함부로 쳐다봐서도 안 되고, 사진을 촬영하면 봉변을 각오해야 한다’, ‘여권에 이스라엘을 방문한 흔적이 있으면 입국이 거절된다’ 등 도착 전에 들었던 이란 여행정보는 잘못된 것이 많았다. 차도르(Chardor)를 쓰고 무리지어 이동하는 여성들에게 다가가 사진촬영을 하자고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미소로 즐겁게 촬영에 응한다. 오히려 여성들이 사진촬영에 더욱 적극적이다. 공원에 나들이 나온 가족들은 스스럼없이 같이 앉아 차를 마시자고 초대한다. 이란 어디를 가든 쉽게 만날 수 있는 가식 없는 친절한 모습이다.

‘술은 전혀 가지고 입국할 수 없으며 여행하는 동안 술을 전혀 마실 수도 없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외국인 여자도 머리에 스카프(히잡)를 두르고 엉덩이를 덮는 긴팔옷을 착용해야 한다’ 등과 같은 정보는 맞는 것이어서 여행 중 전혀 술을 마실 수 없었다. 캔맥주나 생맥주 같은 것이 있어 주문해보면 알콜이 없는 보리 음료 비슷한 것이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 남쪽에는 페르시아 제국의 유적지인 페르세폴리스가 있다. 전성기 시절 페르시아 제국은 영토가 동쪽으로는 인더스 강 유역, 서쪽으로는 아나톨리아, 북쪽으로는 중앙아시아의 아랄 해, 카스피 해, 그리고 남쪽으로는 에티오피아에 이르렀다. 제국의 위업을 전 세계에 과시하려 했던 다리우스 1세는 새로운 도시 건설을 명령했고 손자 대에 이르러 완성된 도시가 바로 페르세폴리스다. 페르세폴리스는 ‘페르시아의 도시’라는 뜻으로, 그리스인이 붙인 이름이다.

페르세폴리스의 면적은 나비 300m, 길이 450m에 달했으며 삼중 문으로 이어진 큰 층계를 올라간 지점에 웅장한 크세르크세스문이 서 있다. 왕궁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입구로, 모든 방문자들은 이곳에서 왕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 지나가야 했다. 페르세폴리스에서 중요한 건축물은 ‘아파다나’라 불리는 알현의 객실이다. ‘아파다나’의 돌계단 벽면에 새겨진 부조는 조공을 바치러 오는 여러 민족들의 모습이 섬세하게 조각돼 있다. 가장 호화롭던 건축물은 ‘백주의 방’이다. ‘백주의 방’은 문자 그대로 100여 개의 기둥을 가진 방으로 ‘옥좌전’으로도 불린다. 다리우스 1세 때 공사를 시작해 크세르크세스 1세가 완성했으며 한 변이 68.5m인 정사각형 모양이다. 초석 위에는 1줄에 10개씩 모두 100개의 기둥이 나란히 세워져 있었지만, 지금은 주춧돌과 쓰러진 기둥 잔해만 남아 있다.

화려했던 페르세폴리스는 기원전 330년 마케도니아 왕국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재위 BC 336~323년)의 침략으로 멸망했다. 페르시아의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마케도니아 군에게 심하게 약탈당했다. 알렉산더 군대가 이곳에서 그리스로 실어 간 보물이 당나귀와 노새 3만 마리분이었다고 한다.

기원전 330년쯤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세폴리스를 점령한 후 궁전에서 잔치를 벌였는데, 한창 흥이 났을 때 한 무희가 “우리를 괴롭힌 페르시아 왕이 살던 이 궁전을 불태워 버리면 얼마나 통쾌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알렉산더 대왕은 이를 허락했다. 다음날 술에서 깬 알렉산더 대왕은 불타버린 페르세폴리스를 보면서 자신의 경솔함을 후회했다고 한다.

허용선 여행칼럼니스트